십자가 사건 이전의 제자들의 믿음
최근에 '더 바이블'이라는 미드를 보게 되었다.
성경의 이야기를 현대 감각에 맞게 각색하여 드라마 형식으로 만든 것인데 꽤 성경적이고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상상력을 더하여 메꾸어 스토리를 전개한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다시피 제자들의 믿음은 십자가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된다. 이 부분의 전개가 아주 흥미로운데 먼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바라바'1)라는 인물을 마주치게 되는 장면이 있다.
예수의 제자들은 바라바의 지하 독립 운동을 은연중 지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그와 같이 이 땅의 왕으로써 예수를 섬기고 싶어하는 의중을 드러낸다.
5000명이 모인 집회에서 사람들이 '메시아'를 외치며 예수를 왕으로 모시고자 하는 열망을 표출하자 예수는 외면하고 자리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러한 모습을 보고 제자들은 실망하는 기색을 드러내기도 한다.
우리의 신앙은 정확히 이 대목과 비교해 볼 만 하다.
십자가 사건을 진짜 내 눈앞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으로 알고, 또 믿고, 예수의 부활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의 믿음은 십자가 이전의 제자들의 믿음과 조금도 다름없는 어린 신앙의 모습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은 모두 예수의 제자들이 십자가를 보기 전에 원하고 기도했던 육신의 욕망에 대한 기도일 수밖에 없으며, 우리의 신앙이 자라려면 십자가를 대면해야만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스토리를 이해할 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나에게 십자가는 어떤 의미인가.
이 십자가가 진짜가 아니라면 나는 아직도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
1) 바라바는 예수가 대중 앞에서 심판을 받을 때 예수를 대신하여 놓임을 받게 되는 죄수의 이름이다. 좀 더 자세한 인물 설명으로 그가 당시의 로마에 대항하여 독립 운동을 주도하는 인물이었다는 것이 대체로 많다.